
2026년 현재, OTT 플랫폼과 유튜브 클립을 통해 재조명받고 있는 한국형 느와르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최민식·하정우 주연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입니다. 특히 40~50대 남성 시청자층에서 “한 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리얼리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정치와 범죄, 인간의 욕망과 생존의 민낯을 사실감 있게 그려낸 한국형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있었던 1980~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권력과 조직을 어떻게 이용하고 버티는지를 압도적인 연기와 연출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비리 공무원 최익현, 조직 보스와 손을 잡다
『범죄와의 전쟁』은 1982년 부산을 배경으로 비리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이 젊은 조직 보스 최형배(하정우)를 만나 ‘한탕’을 도모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밀수 거래였지만, 익현은 특유의 말빨, 친화력, 눈치를 무기로 형배의 신뢰를 얻으며 점점 조직 깊숙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범죄 행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에서의 생존 전략과 ‘의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권 다툼과 배신의 서사를 그려냅니다. 특히 익현이 로비와 정치권 커넥션을 활용해 자신의 입지를 키워가는 과정은 80~90년대의 부패 구조와 권력 유착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설정은 실제 중장년층, 특히 40~50대 남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조직의 현실, 상명하복의 문화, 그리고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생존 공식과 맞닿아 있어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며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이 됩니다.
정치와 권력의 어두운 연결고리
이 영화가 단순한 조직극이 아닌 이유는 ‘범죄’와 ‘정치’의 연결고리를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양아치 싸움이나 마약 밀매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권력기관과 조직폭력배가 어떻게 공존했는지 그리고 ‘정권’이 바뀌자마자 이들이 어떻게 한순간에 배신당하고 몰락하는지를 사실감 있게 묘사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며 1990년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형배와 익현의 관계는 급속도로 흔들리게 됩니다. 그동안 ‘의리’로 쌓아올린 관계가 결국 권력의 이동 앞에서는 아무 힘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누가 진짜 나쁜놈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조직 내 권력 이동, 줄서기, 배신과 생존이라는 테마와 맞물리며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겪었던 세대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정치와 폭력, 범죄와 정의가 얼마나 얇은 경계에 있는지를 『범죄와의 전쟁』은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리얼리즘 연기와 현실 풍자의 정점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최민식과 하정우의 연기 대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민식은 능청스럽고 비굴하면서도 기회가 오면 누구보다 빠르게 낚아채는 ‘로비의 신’ 최익현을 소름끼치게 연기합니다. 반면 하정우는 냉정하고 잔혹하지만 동시에 조직의 카리스마를 지닌 젊은 보스 최형배를 강단 있게 표현하며 냉온을 넘나드는 캐릭터의 결을 살려냅니다. 이 두 인물이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며 점차 충돌하게 되는 과정은 단순한 느와르를 넘어서 ‘시스템 안의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사회극처럼 느껴집니다. 영화의 대사 한 줄 한 줄은 지금도 짤과 클립 영상으로 회자되며 “대한민국 남자들이 인생 명대사로 꼽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고, 그 안에는 권력에 대한 냉소, 생존에 대한 통찰, 그리고 인간관계의 허상을 짚는 날카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2026년 현재, 『범죄와의 전쟁』은 단순히 재밌는 범죄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축소판”으로 다시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정치와 범죄, 인간의 욕망과 배신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압도적인 리얼리즘으로 풀어낸 한국형 조직 느와르의 걸작입니다. 특히 40~50대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사회 구조, 조직 문화, 생존 전략 등 여러 층위에서의 공감과 회상을 불러일으키며 지금 다시 봐도 전혀 낡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직 이 작품을 본 적 없다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마주해보시길 바랍니다.